인간 극장 - 노인과 바다 그 후를 봤다.
평생 어부였을 뿐, 목수도 공학도도 아닌 그가 10톤급의 목선을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만들었다. 이유는 ‘100년을 견디는 어선을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고 싶어서’.
제작비 - 집 팔고 빚내어 4억여원, 제작 기간 - 6년.
같은 무게의 배를 사는데 드는 비용이 3억여원이라 하니 제작 기간으로 인해 어업을 못한것까지 생각하면 정말 엄청나게 비효율적이다.
우공이산, 마치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블루 스크린 없는 환경에서 개발하고 싶다고 운영체제를 만들겠다며 덤비는 것과 비견할만한 무모한 도전일까?
그는 바보가 아니다. 오히려, 모든걸 독학으로 배워서 멀쩡한 배를 만들어낼만큼 똑똑하고, 재주도 좋은 사람이다.
세상이 앞으로 나아가는건 어쩌면 이렇게 지극히 멀쩡한 사람이 때로 말도 안되게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선택을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라고 성공을 확신했을까. 고생끝에 만든 배가 그냥 가라앉으면 어쩌지.. 두려움에 숱한 밤을 내외가 부둥켜 안고 엉엉 울었단다. 두려움만큼 더 노력하고, 그래도 포기할수 없다는 의지 하나로 견뎌내고 완성시킨 배.
될까, 안될까 가능성만 미리 점쳐보고 진즉 포기하는 범부. 나같은 평범한 이는 결코 하지 않았을 도전, 그래서 못했을 업적, 기적같은 일을 해낸 70대 노인의 그 지치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실행력에 찬사를 보낸다.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세상 누가 죽음앞에 못다한 꿈, 아쉬운 것 한두가지 없겠는가. 하지만, 그는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