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은 내게도 생의 화두. 하지만 마루야마 겐지같은 강철같은 의지가 내겐 없다. 돌이켜보면 자신과의 약속을 타협하는 순간부터 퇴보가 시작됐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살아야 인간다운 삶이다”라는 노작가의 일갈이 마음을 후벼판다.
평생을 자신과 싸우며 의지를 갈고 닦아온 노작가를 머리속에 떠올려 본다. 그의 의지는 명검처럼 날카롭고 단단하다. 검 한자루로 세상을 벨 것처럼 철탑처럼 서있는 노검객. 이젠 평생 써온 100권의 책을 모두 새로 고쳐 써서 전집을 내겠다는 목표를 다시 세웠다. 문학은 1:1로 대결하는 예술이라며 세상과 담을 쌓고 고독한 싸움을 해온 그가 이젠 수명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정말 이런게 인생이 아닌가, 평생 의지를 갈고 닦아 명검처럼 벼려진 사람도 결국 세월은 이길수 없다. 하지만 그런 도전이 없다면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 인생의 의미를 찾아보자. 다시 도전하자.
"뭔가를 이루고 싶다면, 독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가족, 직장, 나라에 의존하며 살다보면, 내가 왜 사는지, 내가 누구인지 모르게 된다. 그러다 혼자 있으면 외롭다고 엄살이나 피우고. 인간이라면 목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간단한 목적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계속해야 이룰 수 있는 궁극의 목적." "새벽 4시 기상. 간단하게 삶은 계란 두 알로 아침을 먹은 뒤 내리 3 시간 쓴다. 토요일도, 일요일도, 명절도 없다. 스물세 살부터 계속해온 50년째의 글쓰기 습관이다. 내가 100권 넘게 책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다음에는 정원에 물을 주고 꽃과 나무를 가꾼다. 인간의 뇌는 두 시간 넘게 같은 일을 하면 지루해한다. 비가 오면 물 안 줘도 되니까 낮잠 자고, 겨울에는 눈을 치운다. 밤 10시에 잔다." "외국어를 네이티브처럼 구사하거나, 피아노를 쇼팽 수준으로 연주하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문학은 영화처럼 모두 함께 보는 장르가 아니다. 책을 어깨동무하고 함께 읽을 수 있나. 혼자 읽고, 혼자 쓰는 거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살아야 인간다운 삶이다. 돈 많은 집 자식이라고 그런 삶을 살 수 있는 줄 아나."